별 헤는 목장 식구들에게
하반기 목장모임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7월과 8월의 목장방학을 마치고 새로운 마음으로 함께 믿음의 걸음을 내딛습니다. 오늘은 별 헤는 목장 하헌진 집사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글 속에 목원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목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기도하고 기다리며 다시 함께하기를 바라는 그 마음은 모든 목자의 마음이리라 생각합니다. 하반기에도 모든 성도님들이 목장모임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사랑하며, 풍성한 은혜와 믿음의 진보를 이루어가시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두 달여 동안 목장 방학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이번 기회에 정말 잘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자로 섬기며 늘 마음 한쪽에 자리하던 부담도 잠시 내려놓자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매주 얼굴을 마주하던 식구들을 만나지 않고, 안부를 묻고 기도 제목을 나누던 일을 멈추고 나니 생각보다 마음이 허전했습니다. ‘이렇게 쉬어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늘 하던 일을 멈추는 것이 몸은 쉬게 해도 마음까지 쉬게 하지는 못하나 봅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목장이라는 자리에 마음을 참 많이 쓰고 있었다는 것을요.
방학 동안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낸 날도 있었습니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지쳐 잠들고, 다시 일어나 별일 없이 하루를 흘려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생 이렇게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면 나는 행복할까?’ 이상하게도 그렇게 바라던 삶이 마냥 좋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금 허전했습니다. 사람은 그저 편안하게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가 봅니다.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 내가 할 일이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우리 삶에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목장도 그랬습니다. 목자로 섬기다 보면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부담이 될 때가 있고, ‘내가 이것밖에 못하나’ 싶어 마음이 무거워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를 잠시 비워 보니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는 것,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다는 것, 함께 웃고 울 수 있다는 것이 참 귀한 일이었습니다. 목장을 섬기는 일은 제가 무언가를 해 드리기만 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식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저 역시 위로받고 힘을 얻었습니다. 섬긴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제가 더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이제 방학을 마치고 다시 목장으로 돌아갑니다. 두 달 만에 마주 앉으면 조금 어색할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얼마나 반가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지난 시간 목자로서 부족한 모습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완벽하게 잘 섬기겠다는 마음보다, 맡겨진 자리에서 조금 더 마음을 쓰고 한 번 더 살피는 목자가 되고 싶습니다. 여전히 서툴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한 걸음 더 내디뎌 보려고 합니다.
별 헤는 목장 식구 여러분, 우리 곧 만납시다.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서로의 삶을 듣고, 함께 웃고, 때로는 함께 기도하면서 다시 걸어가고 싶습니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좋겠습니다. 서로의 이름을 불러 주고,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함께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잠시 쉬어 갔으니, 이제 다시 함께 걸어가 보겠습니다.
별 헤는 목장지기 하헌진 집사
* 오늘은 하헌진 집사님의 고백으로 목회서신을 대신합니다.
손희선 목사
